![](https://cos-cdn.shuashuati.com/pipixue-wap/2020-1230-1107-56/ti_inject-812ce.png)
어린 시절 그 애는 정말 막무가내로 인혜를 따라다녔다 . 계집애하고 논다고 친구들한테 별의별 놀림을 다 받으면서도 아침이면 어김없이 인혜네 양철대문을 두드리며 “ 오인혜 , 학교 가자 ! ” 를 외쳐댔던 것이다 . 새침한 인혜가 갈래 머리를 어깨 뒤로 넘기며 휑하니 앞서 걸으면 어느 틈엔가 따라와서 넌지시 인혜의 책가방 끈을 잡아당겨 제 책가방에 겹쳐 들고 가곤 하던 이현석 . 그러니 학교 변소 벽에는 이현석 오인혜 연애대장 어쩌구 하는 낙서가 지워질 날이 없을 수밖에 . 5 학년 때던가 , 현석이 이사 가던 날은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. 이삿짐을 나르느라 부산한 뒷집의 기척을 다 들으면서도 인혜는 방에 처박혀 꼼짝을 하지 않았다 . 이윽고 트럭이 부르릉 시동 거는 소리가 들려오자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하여 인혜는 골목 쪽으로 난 창문을 황급히 열어젖혔다 . 그러자 바로 거기에 , 비를 맞으며 현석이 인혜네 창문을 올려다보며 서 있었던 것이다 . 늘 뻣뻣이 일어서 있던 머리카락이 비에 젖은 탓인지 현석의 표정은 어린애답지 않게 우수가 어려 있었다 . 이 글의 내용과 같은 것을 고르십시오 .